- 가디언 '올해의 무척추동물' 1위는 잎양(리프쉽), 서식지는 일본·인도네시아·필리핀 열대 바다
- 하와이 악시스사슴 약 6만 마리, 1868년 홍콩이 선물한 8마리에서 시작
- 이동성 조류 절반 이상 개체수 급감, BTO 조사 결과 기후위기가 두드러진 원인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의 신뢰를 어떻게 다시 쌓을 수 있을까요. 곤충을 향한 근거 없는 공포, 침입종이 된 사슴을 자원으로 바꾼 실험, 그리고 기후위기 속에 줄어드는 철새까지 - 오늘 가디언이 전한 세 편의 이야기는 모두 인간이 다른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들의 운명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곤충을 향한 학습된 공포, 신뢰 대신 혐오를 선택한 인간

핵심: 가디언 '올해의 무척추동물' 1위는 잎양(리프쉽), 인간이 학습한 곤충 공포가 생태계 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자연 다큐멘터리 진행자 크리스 팩햄은 가디언 칼럼에서 너무 많은 동물이 그저 "벌레"로 취급되고, 벌레로 불리는 순간 곧 "해충"이 되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여섯 개의 다리나 더듬이가 있는 생물에 대한 공포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학습된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입니다. 그는 판다나 호랑이 같은 스타 동물이 아닌 작은 생물에 주목하게 하는 가디언의 '올해의 무척추동물' 대회를 이 때문에 좋아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구상 100만 종이 넘는 무척추동물은 척추동물 못지않게, 때로는 더 정교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살아간다고 그는 설명합니다.
올해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열대 바다에 서식하는 '잎양(리프쉽)'입니다. 팩햄은 매일 밤 참나무 꼭대기까지 기어올랐다가 새벽이 오기 전 다시 내려오는 나무민달팽이를 예로 들며, 울타리 너머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롭다고 말합니다. 65세인 그는 최근 부엌에서 잡은 벌레가 330종이 넘는 네텔리아속에 속하는 기생말벌이었으며, 야행성이라 눈이 크고 사람에게도 강한 침을 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전합니다. 대회 3위는 플로리다 해변에서 산란 후 죽어 해변을 가득 메운 투구게였습니다.
팩햄의 메시지는 결국 '무엇을 벌레라 부르고 무엇을 해충이라 부르는가'가 그 생물의 생사를 가른다는 것입니다. 이 시선의 문제는 곧이어 다룰 하와이 이야기에서 더 극단적인 형태로 드러납니다. 그곳에서는 실제로 '해충'으로 낙인찍힌 동물이 등장하지만, 그 처리 방식은 팩햄이 우려하는 것과는 다른 길을 걷습니다.
침입종 사슴을 식탁으로, 하와이가 택한 신뢰의 실험

핵심: 하와이에 약 6만 마리로 불어난 악시스사슴, 침입종을 식탁 위 자원으로 바꾼 마우이 누이 베니슨의 실험.
1868년 홍콩 정부는 하와이의 카메하메하 5세 국왕에게 남아시아 출신 악시스사슴 8마리를 선물했습니다. 이 우아한 동물이 마우이섬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것은 1950년대, 레크리에이션 사냥을 위해서였습니다. 백테일사슴이 10월부터 1월까지만 번식하는 것과 달리 악시스사슴은 연중 번식하며 개체수를 계속 불려왔습니다. 그 결과 현재 라나이·마우이·몰로카이 세 섬에 걸쳐 약 6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원주민 풀과 멸종위기 식물을 뿌리째 갉아먹어 넓은 땅을 황폐하게 만들고, 3미터(10피트) 높이의 울타리를 뛰어넘거나 부수고 들어가 농작물과 마우이 소 사육에 필요한 사료까지 먹어치웁니다. 카훌루이의 소시지 가게 '엉클 루이스 소시지'를 운영하는 조이 엔리케스는 사슴이 지역 농가가 기르던 파를 모두 먹어치우는 바람에 특정 소시지 생산을 중단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파괴적인 상황에서 '마우이 누이 베니슨'은 이 사슴을 위협이 아닌 자원으로 바라봅니다. 이 회사는 목장주가 요청한 만큼 사슴을 포획하되, 미국 농무부(USDA) 요원이 포획 전 과정을 기록하고 개체수를 첨단 도구로 추적하도록 관리하며, 그렇게 얻은 고기는 스테이크와 다짐육, 뼈 육수, 육포, 장기 기반 건강보조제로 가공됩니다.
팩햄이 말한 '벌레와 해충의 경계'가 여기서는 '해충과 식재료의 경계'로 바뀝니다. 사람이 관리하고 활용하기로 마음먹은 동물은 이렇게 새로운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개입이 닿지 않는 곳, 지구 전체를 가로지르는 철새의 이동에서는 상황이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흔드는 철새의 신뢰, 절반 이상이 감소세

핵심: 이동성 조류 절반 이상이 감소세, 기후위기가 아프리카-유라시아 플라이웨이를 흔들고 있습니다.
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새들의 세계에서는 이미 가을 이동이 시작됐습니다. 뻐꾸기와 칼새는 이미 떠났고, 제비와 여러 종의 명금류는 9월까지 머물겠지만, 북극에서 번식하는 섭금류들은 벌써 해안 습지에 들러 긴 남행을 위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있습니다. 영국조류학신탁(BTO, 새의 개체수와 이동을 추적하는 영국의 조류 연구기관)이 다른 국제 보전단체들과 함께 진행한 검토에 따르면 올해는 예년보다 적은 수의 새들이 이 여정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 조사는 전 세계를 오가는 이동성 조류의 절반 이상이 큰 폭의 개체수 감소를 겪고 있다는 우려스러운 하락 추세를 확인했습니다. 위협받는 종 다수는 지구에서 가장 큰 대규모 이동 경로 중 하나인 아프리카-유라시아 플라이웨이를 이용합니다. 서식지 손실, 질병, 살충제 사용 등 여러 복합적 원인 가운데 기후위기가 두드러진 요인으로 꼽혔으며, 장기적인 기후 변화뿐 아니라 갈수록 잦고 강해지는 극단적 기상 현상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 전역을 덮친 폭염 역시 그런 사례 중 하나로 언급됩니다.
보고서는 새의 전체 생애주기와 국제 이동 경로 전반을 아우르는 보전 전략과 함께, 가까운 지역에서 서식지를 만들고 지키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팩햄이 말한 무척추동물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하와이가 보여준 관리된 개입의 가능성을 함께 놓고 보면, 결국 이 조사 결과는 인간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다른 생명의 운명이 갈린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 구분 | 잎양(리프쉽) | 악시스사슴 | 이동성 조류 |
|---|---|---|---|
| 현황 | 가디언 '올해의 무척추동물' 1위 | 하와이 3개 섬에 약 6만 마리 | 절반 이상 종에서 개체수 감소 |
| 핵심 배경 | 인간의 학습된 곤충 공포 | 1868년 유입, 1950년대 정착, 연중 번식 | 서식지 손실·질병·살충제·기후위기 |
이게 나에게 의미하는 것
마당이나 텃밭에서 벌레를 자주 마주친다면, 무조건 없애기보다 그것이 생태계를 지탱하는 100만 종 넘는 무척추동물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점을 떠올려볼 만합니다. 매년 가을 뒷마당이나 인근 습지에서 보던 철새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다면, 이는 개인적인 착각이 아니라 BTO가 확인한 전 세계적인 감소 추세와 맞닿아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침입종 문제나 지속가능한 육류 소비에 관심이 있다면, 하와이의 악시스사슴처럼 넘쳐나는 개체를 관리형 자원으로 전환한 사례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정리: 오늘의 시사점
세 기사는 같은 질문의 다른 답을 보여줍니다. 잎양이 상을 받은 것은 곤충을 혐오가 아닌 경이로 바라보자는 제안이고, 마우이 누이 베니슨의 사슴 가공은 이미 통제 불능이 된 개체를 자원으로 되돌리려는 실행이며, BTO의 조사는 인간의 개입이 미치지 못하는 지구적 규모에서 철새 절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결국 관건은 사람이 다른 생명을 얼마나 이른 시점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들여다보느냐이며, 하와이의 사례처럼 뒤늦게라도 관리에 나서는 것과 철새처럼 방치된 채 감소 통계로만 남는 것 사이의 차이는 바로 이 개입의 유무에서 갈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