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오디샤주서 오랑우탄 5마리 발견, 당국은 동남아 밀매 의혹 조사 중
- 빅토리아 코알라 개체수 22만4800마리, 종전 추정 46만 마리의 절반
- 알래스카 북극권서 참새·강도래·그레이링의 공동 적응 첫 연구 진행
서식지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오랑우탄, 12개월 넘게 공개되지 못한 코알라 건강 보고서, 그리고 북극 개울에서 종들이 함께 살아남을 방법을 찾는 연구자들. 오늘 살펴볼 세 장면은 모두 야생동물이 인간의 활동과 기후변화 속에서 얼마나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서식지 바깥에서 발견되는 개체, 숫자로만 가늠하기 어려운 건강 상태, 그리고 서로 얽혀 있는 생태계라는 세 가지 축으로 이어집니다.
인도 숲에서 발견된 오랑우탄, 밀매 의혹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핵심: 보르네오·수마트라에만 사는 오랑우탄 5마리가 인도 오디샤주에서 발견돼 당국이 밀매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보르네오와 수마트라 섬에만 서식하는 오랑우탄은 붉은 털을 가진 대형 유인원으로, 국제 멸종위기종 거래 규제 협약(Cites)에 따라 국가 간 상업적 거래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8일, 오디샤주 발라소레 지역의 자레스와르 산림 구역을 순찰하던 산림 당국 직원들이 어린 오랑우탄 5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이곳은 오랑우탄의 원서식지에서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입니다.
오디샤주 환경장관 람 싱 쿤티아는 이 희귀 유인원들이 어떻게 인도까지 오게 됐는지 야생동물 조사관들이 규명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국제 조직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당국은 이 오랑우탄들이 발견 지역에 머문 지 며칠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오디샤의 한 동물원에서 격리 중입니다. 다만 밀매 여부는 아직 조사 대상이며 확정된 사실은 아닙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보르네오와 수마트라에는 약 10만4000마리의 오랑우탄이 남아 있는데, 이는 한 세기 전 23만 마리 이상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세 번째 종인 타파눌리오랑우탄(Pongo tapanuliensis)은 야생에 800마리 미만만 남아 있는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지난 11월 북수마트라의 홍수와 산사태로 33~54마리가 폐사해 개체수가 7% 줄어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종 전체가 서식하는 바탕토루 서쪽 숲은 채굴, 팜유 농장, 대형 수력발전 사업으로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서식지를 완전히 벗어난 오랑우탄의 사례는 인간의 개입이 야생동물 개체수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반면 호주 빅토리아주에서는 정반대의 문제, 즉 눈에 보이는 개체수만으로는 실제 건강 상태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빅토리아 코알라, 개체수는 절반인데 왜 12개월간 숨겨졌나

핵심: 빅토리아주 정부가 코알라가 만성적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는 보고서를 1년 넘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빅토리아주의 과학 기관인 아서 라일리 연구소가 주요 대학 연구자들과 함께 진행한 코알라 개체군 조사 보고서는 2025년 6월에 완성됐지만, 주 정부는 이를 12개월 넘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보고서는 이번 주 수요일에야 발표됐으며, 신임 환경장관 재클린 심스가 서식지 복원과 코알라 건강·유전학 연구를 위한 260만 달러 지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함께 공개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빅토리아주 코알라 개체수는 2023년 21만7000마리, 2024년 22만4800마리로 추정되는데, 이는 과거 추정치인 46만 마리의 절반 수준입니다. 연구진은 이 차이가 실제 개체수 감소보다는 조사·모델링 방법론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코알라 68마리에 대해 건강·질병 평가를 실시한 결과 29마리(43%)는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복지상 이유로 안락사됐으며, 지리적으로 구분된 7개 지역에서 예상보다 높은 비율의 코알라가 만성적으로 건강이 나쁜 상태였다고 보고서는 경고했습니다.
보고서 저자 중 한 명인 야생동물 수의사 리앤 위커는 현장에서 코알라들의 건강 상태가 얼마나 나쁜지 보고 연구진이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은 탓에 필요한 지원과 자원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덧붙였으며, 프렌치 아일랜드와 서부 빅토리아 같은 일부 지역의 코알라 과잉 밀집 현상이 주 전체 개체군이 번성하고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딜레이킨 대학의 데슬리 위슨 역시 이 보고서의 공동 저자입니다.
코알라 사례는 특정 지역의 개체 과잉이 전체 개체군의 위기를 가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알래스카 북극권에서는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개별 종의 상태가 아니라 여러 종이 서로 얽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시도가 시작됐습니다.
북극 참새와 강도래는 기후위기에 함께 적응할 수 있을까

핵심: 알래스카 북사면에서 과학자들이 종들이 서로의 생존에 함께 적응할 수 있는지를 밝히는 첫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알래스카 북사면의 갤브레이스 크릭 인근에서 연구팀은 최근 남쪽에서 날아온 흰왕관참새를 조사하기 위해 미스트 네트를 설치합니다. 컬럼비아 대학교 정량생태학 박사과정 연구자 이안 슈먼은 참새들이 잡히면 혈액, 깃털, 배설물 샘플을 채취해 이들이 여름 동안 무엇을 먹고 그 식단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종들이 홀로 적자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적응해 갈 수 있는지를 규명하려는 첫 시도입니다.
연구팀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참새들이 하천 곤충인 강도래와 하루살이를 얼마나 먹이로 삼는지입니다. 버드나무 관목이 북극의 강과 개울을 따라 새로운 영역으로 확산되는 이른바 '관목화(shrubification)' 현상이 이 곤충들의 생활주기를 교란할 수 있고, 참새가 이 곤충들에 의존한다면 참새의 생존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어과의 냉수성 어류인 북극그레이링 역시 겨울을 나는 깊은 호수와 여름 산란지인 얕은 개울 사이를 오가는데, 눈이 봄에 더 일찍 녹으면서 여름 후반에는 개울이 말라붙어 고립된 웅덩이에 갇힐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오랑우탄의 밀매 의혹이 인간의 직접적 개입이 부르는 위협을, 코알라 보고서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건강 위기를 보여줬다면, 알래스카의 연구는 기후변화가 개별 종이 아니라 먹이사슬로 얽힌 생태계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게 나에게 의미하는 것
희귀 동물을 반려동물로 들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오랑우탄처럼 Cites로 국제 거래 자체가 금지된 종은 아닌지 먼저 확인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동물원이나 보호구역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코알라 사례처럼 특정 지역에 개체가 많이 보인다고 해서 전체 개체군이 건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두면 좋습니다.
자연 다큐멘터리나 생태 뉴스를 즐겨 본다면, 북극 참새와 그레이링처럼 서로 다른 종이 먹이사슬로 얽혀 있어 한 종의 변화가 다른 종에게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관찰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정리: 오늘의 시사점
세 사례는 야생동물이 처한 위기가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오디샤의 오랑우탄 5마리는 밀매 의혹이라는 조사 중인 사안으로 남아 있고, 빅토리아의 코알라는 22만4800마리라는 숫자 뒤에 68마리 중 29마리가 안락사될 정도로 심각한 건강 위기를 숨기고 있었으며, 알래스카에서는 관목화와 조기 해빙이라는 기후 변화가 참새와 그레이링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습니다. 세 사건 모두 표면적인 숫자나 발견 사실만으로는 실제 상태를 알 수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각각 국제 조사, 뒤늦은 보고서 공개, 그리고 진행 중인 현장 연구를 통해서만 실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