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제약사 상반기 R&D비 1천억원 안팎, 종근당 36.6%↑ 최대 증가
- 충북 청주한국병원,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지역 첫 승인
- 세브란스 507명 분석, 위암·대장암 환자 구강-장 미생물 전이 지수 유의미하게 높아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 지역 재생의료 임상연구의 첫 승인, 침이나 혈액 한 방울로 암을 조기에 찾아내려는 기초연구까지 — 최근 며칠 사이 발표된 소식들은 각기 다른 기관에서 진행된 개별 성과이지만, 공통적으로 '더 오래, 더 건강하게'라는 100세 시대의 과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신약 파이프라인부터 조직 재생, 조기 진단, 예후 예측까지 여러 트랙에서 어떤 구체적 성과가 나왔는지 짚어봅니다.
5대 제약사 상반기 R&D 투자, 종근당 36.6% 늘려…얼마나 썼나

핵심: 유한양행·종근당·한미약품·GC녹십자·대웅제약 5개사가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를 일제히 늘렸습니다.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올해 상반기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했습니다. 유한양행은 매출의 10.5%인 1천222억원을, 종근당은 매출의 12.3%인 1천135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습니다. 한미약품은 매출 8천602억원 중 14.6%인 1천255억원을, GC녹십자는 매출의 10.0%인 859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습니다.
| 제약사 | 상반기 매출 | R&D 비용 | 매출 대비 비중 | 전년 동기 대비 |
|---|---|---|---|---|
| 유한양행 | 1조1,662억원 | 1,222억원 | 10.5% | +13.8% |
| 종근당 | 9,262억원 | 1,135억원 | 12.3% | +36.6% |
| 한미약품 | 8,602억원 | 1,255억원 | 14.6% | +18.2% |
| GC녹십자 | 8,567억원 | 859억원 | 10.0% | +3.8% |
| 대웅제약(별도) | 7,359억원 | 1,157억원 | 15.7% | +8.5% |
종근당 관계자는 위탁연구비·임상시험비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고, 한미약품은 비만·대사, 항암, 희귀질환 등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에서 매년 매출의 13~15% 수준을 R&D에 투자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한미약품은 2023년부터 비만 신약개발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가동 중이며, GLP-1 비만신약 '에페'를 연내 상용화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R&D 투자를 늘리고 있는 한미약품은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와는 별개로, 이미 상용화된 항혈전제와 관련된 장기 임상 데이터도 최근 공개했습니다.
피도글 'HOST-EXAM' 10년 추적 결과, 클로피도그렐 효과는
핵심: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이 아스피린 대비 심혈관 복합사건 위험을 14% 유의하게 낮췄습니다.
한미약품은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전국 심혈관질환 전문의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SYMPOSIUM ON PREVENTION WITH GLORY' 심포지엄을 열고 항혈전제 피도글정(성분명 클로피도그렐) 관련 최신 임상 근거를 공유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지훈 교수는 HOST-EXAM 10년 추적 관찰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37개 기관에서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 이후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치료를 받고 안정된 관상동맥질환 환자 5,530명을 중앙값 10.5년간 추적한 결과,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은 아스피린 단독요법 대비 복합사건 발생 위험을 14% 유의하게 감소시켰습니다(25.4% vs 28.5%). 특히 출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은 절반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는 국내 60여 기관이 참여해 무증상 환자 약 1만1,100명을 대상으로 클로피도그렐의 1차 예방 효과를 4년간 추적 관찰 중인 'HOST-PREVENTION' 연구도 소개했습니다.
기존 약물의 장기 근거가 쌓이는 사이, 지역에서는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새로운 치료 기술의 임상연구가 첫 승인 사례를 만들어냈습니다.
충북 첨단재생바이오 특구, 첫 임상연구 승인…한국병원 어떤 연구

핵심: 청주한국병원의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계획이 충북 첨단재생의료 심의위원회의 첫 승인 사례가 됐습니다.
첨단재생의료는 줄기세포, 유전자, 이종장기 등을 활용해 손상된 조직이나 장기를 재생·회복시키는 최신 기술입니다. 정부는 2024년 청주를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고, 이에 따라 충북 첨단재생의료 심의위원회가 만들어졌습니다.
충북도는 의료법인 인화재단 한국병원의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계획이 보건복지부 산하 심의위원회에서 승인받았다고 21일 밝혔습니다. 한국병원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항암치료 후에도 림프구 수가 회복되지 않는 대장암·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 혈액에서 뽑은 림프구(MYJ1633)를 활용해 면역력 회복과 삶의 질 개선 효과를 살펴볼 계획입니다. 충북 첨단재생의료 심의위원회는 지난 6일 자체 심의를 거쳐 이 연구계획을 승인했으며, 도는 이를 위원회가 통과시킨 첫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재생의료가 손상된 조직의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면, 같은 시기 발표된 또 다른 연구는 몸속 미생물을 이용해 암을 더 일찍 찾아내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입속 헹구기만으로 위암·대장암 조기 발견? '구강-대변 미생물 전이 지수'

핵심: 위암·대장암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구강 미생물이 장으로 이동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김지현 교수 등이 입속 미생물이 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구강-대변 미생물 전이 지수'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이 지수는 구강과 대변 표본에서 동일하게 검출되는 미생물 염기서열 변이체를 바탕으로, 구강 유래 가능성이 있는 대변 미생물의 비율을 정량화한 지표입니다.
연구진은 세브란스병원과 세브란스헬스체크업에 온 건강인, 대사질환자, 위암 및 대장·직장암 환자 총 507명에게서 구강과 대변 시료 1,010개를 동시에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이 지수는 음주·운동·체질량지수 등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도 위암 및 대장암 환자에게서 건강한 사람보다 뚜렷하게 높았고, 암의 종류와 진행 단계에 따라 전이 패턴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특히 구강 시료만으로도 암 관련 신호를 확인할 수 있어, 입안을 헹구는 간단한 방식만으로 암 선별 검사가 가능하다는 실용적 가치가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미생물 지표가 암을 조기에 찾아내는 방법이라면, 이미 발생한 암의 예후를 가르는 분자적 원인을 규명하는 기초연구도 함께 발표됐습니다.
예후 나쁜 VETC형 간암, LAMTOR2 유전자로 첫 규명
핵심: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예후가 나쁜 VETC형 간암에서 LAMTOR2 유전자가 늘어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습니다.
서울대병원 김혜령 교수(병리과), 홍석균 교수(간담췌외과), 서울대 김현제 교수(의과학과)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 황윤정 교수, 서울대 황산하 연구원과 함께 간암 수술 조직을 공간전사체 기법으로 분석해 VETC 간암만의 분자·대사적 특성을 확인했습니다. 2022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서울대병원에서 간 세포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종양 간 조직 19개, 비종양 간 조직 24개 등 42개 영역을 분석했고, 검증을 위해 면역조직화학(IHC) 275례와 단일세포 RNA 시퀀싱 5례도 추가로 살폈습니다.
분석 결과 4개 유전자(LAMTOR2·DPP4·ZNHIT1·MLXIPL) 중 LAMTOR2만 대규모 공개 데이터(TCGA)에서도 종양에 특이적으로 늘어나 있어 핵심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면역조직화학 검사에서 종양세포 가장자리가 LAMTOR2로 짙게 염색되는 주변부 강조 패턴이 VETC 양성 간암에서는 71%, 음성 간암에서는 27%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276례 코호트로 검증했을 때 이 패턴을 보인 환자군의 수술 후 재발률은 75%로, 패턴이 없는 대조군의 57%보다 높았습니다.
이게 나에게 의미하는 것
부모님이 항암치료 후에도 림프구 수가 잘 회복되지 않는 대장암·유방암 환자라면, 청주한국병원의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대상군에 해당할 수 있으니 담당 의료진과 참여 가능성을 상의해볼 만합니다. 위암·대장암 가족력 때문에 정기 검진을 고민 중이라면, 구강-대변 미생물 전이 지수처럼 입을 헹구는 방식만으로 암 관련 신호를 확인하는 검사법이 앞으로 상용화될 가능성에 관심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고 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인 가족이 있다면, HOST-EXAM 10년 데이터가 클로피도그렐 단독요법의 근거로 쌓이고 있다는 점을 진료 시 참고할 수 있습니다.
정리: 오늘의 시사점
5대 제약사는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를 모두 늘렸으며, 그중 종근당의 증가폭이 36.6%로 가장 컸습니다. 같은 기간 충북 청주한국병원의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는 지역 심의위원회의 첫 승인 사례가 됐고, 세브란스병원의 미생물 지수 연구와 서울대병원의 VETC형 간암 연구는 각각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별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하나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제약사·지역 특구·대학병원이라는 서로 다른 주체가 각자의 트랙에서 만들어낸 개별 성과라는 점에서,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국내 바이오헬스 연구가 여러 층위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